동양대 PC 증거 능력엔 “대법원 법리 해석 문제 있다”



자녀 입시 비리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3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자신의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뉴스1‘자녀 입시 비리’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3일 재판에서 “검찰의 공소 사실을 모두 부인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 전 장관 아내 정경심씨는 지난 1월 ‘입시 비리’ ‘펀드 비리’ ‘증거 인멸’ 등 15가지 혐의 중 12가지 혐의에 대해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징역 4년의 유죄 확정을 받았다. 현재는 조 전 장관과 함께 아들 입시 비리 등으로 1심 재판을 받고 있다.조국 측, 자녀 입시 비리 혐의 모두 부인서울중앙지법 형사 21-1부 심리로 열린 이날 재판에서 조 전 장관 변호인은 검찰이 조 전 장관과 아내 정경심씨의 혐의(공소 사실)를 말하자 “검찰 공소 사실 모두 부인한다”며 “공소 사실 의견에는 변동 사항이 없다”고 했다.조 전 장관의 아들 입시 비리 혐의는 한영외고, 미국 조지워싱턴대, 고려대·연세대 대학원, 충북대 법학전문대학원에 대한 업무 방해 혐의다. 조 전 장관은 아들이 한영외고 재학 중이던 2013년 7월 학교 수업을 빠져야 하는 상황에서 아들이 출석한 것으로 인정받기 위해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에서 인턴 활동이 예정돼 있다는 허위 증명서를 발급받아 한영외고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또 2016년 아들이 미국 조지워싱턴대 온라인 수업을 들을 때 아들이 촬영·전송해 준 시험 문제를 대신 풀어주고 A 학점을 받게 해 조지워싱턴대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조 전 장관은 2017년 10월 아들이 고려대·연세대 대학원 입시 과정에서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 증명서와 최강욱 민주당 의원이 몸담았던 법무법인에서 허위 인턴 확인서를 받고, 조지워싱턴대 장학금 내역과 액수를 부풀려 허위 작성한 혐의도 받는다. 충북대 법학전문대학원 지원 과정에서도 인턴 확인서 등을 위조한 혐의를 받는다.



2019년 9월 6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박지원 당시 의원이 조민씨가 받은 것으로 알려진 '동양대 표창장' 사진을 보고 있다./연합뉴스”동양대 표창장, 조국은 몰랐다” “가족이라도 공모 관계 아냐”조 전 장관은 아내 정경심씨와 공모해 2013년 딸이 서울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지원할 때 부산 호텔 인턴 증명서, 공주대 인턴 확인서 등을 위조한 혐의, 검찰 수사 과정에서 증거를 숨긴 혐의, 펀드 비리 혐의 등도 있다.이에 대해 조 전 장관 변호인은 딸의 의전원 지원 부분 관련 “조국 피고인이 인턴확인서를 발급한 것도 아니고, 피고인들이 (부산) 호텔을 방문하거나 연락한 적이 전혀 없어 부인하고 있다”며 “(딸의 입시 비리에 사용됐던) 동양대 총장 (위조) 표창장은 피고인 조국으로선 전혀 알지 못했고 알 수 없었던 사안이다. 정경심씨 관련 부분을 가족이라는 이유로 공모 관계로 모는데 그 전모에 대해서 근거가 전혀 없다는 입장”이라고 했다.정경심씨는 지난 1월 딸의 입시 비리, 펀드 비리, 증거 인멸 등 15가지 혐의 중 12가지 혐의에 대해 대법원에서 징역 4년의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딸의 입시 비리에 사용된 각종 인턴 증명·확인서, 동양대 표창장 등 이른바 ‘7대 스펙’이 전부 ‘허위’라고 법원은 판단했다. 이를 두고 조 전 장관 측은 “부인한다”고 했고, 동양대 표창장의 경우 “아내가 한 것”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자녀 입시비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씨가 2020년 12월 23일 서울중앙지법으로 걸어 들어가고 있다./박상훈 기자동양대 PC 증거 능력 인정한 대법원에 “명백한 사실 오인”조 전 장관 변호인은 정경심씨 재판에서 대부분 유죄가 확정된 증거 인멸 혐의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특히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정경심씨 판결에서 동양대 조교가 검찰에 임의 제출한 동양대 강사 휴게실 PC의 증거 능력을 인정했지만, 조 전 장관 측은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은 사실 판단에서 명백한 사실 오인이 있다”고 했다.그러면서 “강사휴게실이 (정경심씨) 교수실 앞에 있었고, (정씨가) ‘PC 소유 관리권을 포기한다’ 등 어떤 명시적 판단한 적 없었고, 여기 많은 교수 물품 보관돼 있었고, 내밀한 개인정보도 있었다”며 “모든 객관적 정황이 정 교수가 여전히 소유권 행사한다고 가리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사실만으로 소유권을 포기했다는 전제의 법리 해석엔 문제가 있다”고 했다. 조 전 장관 측은 “따라서 사건 관리하는 조 전 장관 사건에서는 그 사실 관계를 새롭게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앞서 검찰은 재판부가 ‘입시 비리’의 핵심 증거 중 하나인 동양대 PC의 증거 능력 배제 결정을 내리자 재판부의 편파성을 이유로 기피 신청을 냈다. 지난 1월부터 재판이 중단됐지만, 검찰의 기피 신청이 기각되면서 약 5개월 만에 재판이 다시 열리게 됐다. 이날 재판에는 서울중앙지검에 파견된 엄희준·강백신 부장검사가 새롭게 참여했다. 이 재판은 고형곤 검사가 담당했는데, 지난달 중앙지검 4차장으로 승진 임명되면서 두 부장검사가 공판을 담당하게 됐다.